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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하루 기록

회사당직에 대해

by 노후공략집 2022.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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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잠시 일할때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두명씩 당직을 섰었다.

큰 회사의 경우 보안업체들이 돌아가면서 사무실이나 회사의 구석구석을 시간마다

순찰을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당직을 섰었다.

 

어떻게 보면 좋은 점도 있었다. 안줄때도 많았지만,

일단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근무를 하는 것이라서

야근수당, 야간수당, 특근등등의 수당으로 꽤 짭잘한 돈을 받았다.

시급 1~2만원 정도 되었던것 같다.

하루 밤 새서 당직 서고 다음날은 집에서 쉬고,

10~20만원 정도 받는거다. 체력적으로 괜챃다면 그리 나쁘지 않았다.

 

부장급 또는 과장급 간부 1명과 사원 대리급 1명씩 2명이 조를 짜서 당직을 섰는데,

간부들은 뭔 깡인지 당직을 시작하는 저녁 5~7시 즈음에 어디론가 들어가서 잠을 잤다. -_-

 

아무일도 없이 잘 지나만 간다면야 간부가 눈에서 없어지는 것이

사원들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일이 터지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허둥지둥 하게 되고

그 자리에 없는 한명을 원망하게 된다. ㅋㅋ

 

생각보다 많이 오는 전화중에 하나가 우리회사 사람이

길에서 술 먹고 자고 있다는 것이다.

사원증을 보고 경찰에 전화하는게 아니고, 왜 당직실로 전화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술먹고 길에서 뻗어있는 직원들을 수습하는 일도 가끔 했다.

왜 이런것을 해야하는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그래도 길바닥에서 재울수는 없으니

잘 수습해서 눕힌다음 정신차릴때까지 돌봐(?)주기도 했다.

그리고 특정시간마다 순찰을 도는 일도 있었는데,

평소에 내 업무로는 갈일이 없던 거의 모든 직원들의 자리를 한번씩 둘러보게 된다.

그리고 가보지 못했던 공장의 구석이라던지,

내 손길이 닿지 않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

 

아무리 회사가 그지같고 이상해도 이 회사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손길로 돌아간다는 것을 잠시나마,

일년에 몇번 안되지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당직 메뉴얼에도 있었지만,

비어있는 회의실을 꼭 확인하라고 한다.

가끔씩 일하다가 쓰러져 (?)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_-

조금 무섭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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